청소년 자살 ‘신드롬’ 대책 없나
청소년 자살 ‘신드롬’ 대책 없나
광주서 고교생 또 극단 선택…일주일 새 3명 숨져
교육당국 ‘초 긴장’ 사회·교육적 안전망 대책 절실
입력날짜 : 2014. 04.02. 20:17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1주일 사이에 학생 3명의 자살사건이 잇따르면서 교육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목숨을 끊은 학생들의 수가 해마다 평균 9명 꼴로 나타나면서 보다 나은 사회적·교육적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광주지역 학생은 모두 62명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07년 11명, 2008년 6명, 2009년 13명, 2010년 5명으로 줄어들다가 2011년 10명, 2012년 9명, 2013년 7명이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남녀 비율은 비슷하지만 고교생 43명, 중학생 20명, 초등학생 1명이며, 원인으로는 가정불화와 우울증 등이 가장 많았다.
올해도 벌써 3명의 학생이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
실제 지난 1일과 2일 각각 광주 북구와 서구 모 아파트에서 투신해 자살한 중2 여중생과 고2 남학생 모두 평소 우울증 등을 앓아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교육당국과 경찰은 “두 학생 모두 왕따나 교우비관, 학교폭력 등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자살한 중2 남학생의 경우 어려운 가정 형편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여고생 2명이 동반자살해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올해 또 학생 자살이 연달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자살과 정서불안을 경고하는 조사 결과도 잇따라 나왔지만 이 같은 청소년들의 ‘잘못된 선택’을 막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2월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광주지역 중·고교생 건강행태조사에서 청소년 20.1%가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서울과 7개 광역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으며 자살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는 답변(6.5%)도 전국 평균(6.3%)보다 높아 깊은 우려를 낳았다.
지난해 교육부가 내놓은 ‘학생 정서 행동특성 검사 결과에서도 광주·전남지역 초·중·고생 42만여명 가운데 정서불안 증세 등으로 상담과 관리가 필요한 관심군과 주의군에 포함된 학생이 8만명에 달했다. 정서 불안이 심해 집중관리가 필요한 주의군에 포함된 학생도 8.7%로, 특히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주의군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와 교육당국의 소극적인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학부모 박모(48)씨는 “자살을 막으려면 수시로 대화를 통해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는 일은 일차적으로 부모의 몫이지만,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면밀하게 관찰해 문제를 보이는 학생은 적극적으로 상담해 충동적 행동을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정신건강도에 대한 예방, 대처, 사후 관리 등에 따른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미흡한 점이 있다”며 “학생이 학교에서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므로 학교 밖 환경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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