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네 조화만 써줄테니 돈 내라”
“당신네 조화만 써줄테니 돈 내라”
조화 리베이트 받은 장례식장 대표 검거
장례식장 검은 거래 사실로 드러나 충격
입력날짜 : 2014. 03.16. 20:37
그동안 소문에 불과했던 일이 사실로 드러났다.
바로 장례식장의 숨겨진 진실이다. 최근 경황없는 유족에게 바가지를 씌우거나 장의용품을 재활용해 부당한 이익을 챙긴 장의업체가 잇따라 적발됐다. 그리고 그 뒤에는 장례업체 간 뿌리깊은 리베이트 관행도 존재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6일 장례식장 조화를 독점 공급하게 해주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은 광주 모 장례식장 대표 A(66)씨 등 4명과 화훼업자 2명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화훼업자와 보증금 3억원의 계약을 체결하고 217차례에 걸쳐 납품대금의 20%에 해당하는 4천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B(43)씨 등 또 다른 장례식장 관계자 3명은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같은 명목으로 업자로부터 75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챙긴 혐의다.
당연히 이들의 리베이트는 결국 유족들의 부담으로 돌아갔다. 파는 가격에 리베이트 비용까지 첨가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업자들은 독점 계약을 이용, 상주가 장례를 마치고 난 후 방치한 헌 조화를 수거해 재사용까지 했다.
결국 화훼업자들은 조화에 리베이트 비용을 얹은 것도 모자라 이미 쓴 조화를 약간만 손봐서 다시 유가족들에게 팔기까지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도 광주 지역 장례식장 45곳과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 헌 조화를 수거해 재활용하고 되팔아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업자 37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은 헌 조화를 재활용, 개당 10만원에 되팔아 원가 기준 5만-10만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제사상에 들어가는 음식도 출상 후 상주가 챙겨가지 않으면 냉동실에 넣어 뒀다가 다시 사용해 부당 이득을 챙기는 경우도 있었다.
이같은 불법 관행은 결국 장례식장 독점 공급의 폐해에서 비롯된다. 계약기간 3억-5억원의 보증금을 맡기고 일부를 리베이트로 건네야 독점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업자들은 투자 금액을 보존하기 위해 결국 그 부담을 유족들에게 지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