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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출하 코앞 신안 천일염 ‘삼중고’

이피디 2014. 3. 11. 06:32

첫출하 코앞 신안 천일염 ‘삼중고’
입력시간 : 2014. 03.11. 00:00




인력난 심각·이미지 하락·계약취소 잇따라
인권침해 방지 등 명예회복 대책마련 부심


‘하얀 금’으로 불리며 명품 천일염의 명성을 이어가던 신안 천일염이 최근 불거진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장 오는 28일 올해 첫 생산 개시를 앞두고 일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해 염전 정비 작업 등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명품 이미지 손상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신안군과 생산자들은 일부의 잘못이 신안 전체의 문제로 인식된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자존심 회복과 지역 이미지 제고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전국 최대 산지…‘염전 노예’ 직격탄
10일 신안군에 따르면 흑산면을 제외한 신안 13개 읍·면에 현재 854개(2,847ha)의 염전이 가동중이다.
지난해 생산량은 28만9,520t으로, 전국 생산량의 65%를 차지한다. 지난해 생산어가 소득만도 869억원에 이르는 등 지역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신안군은 이 같은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친환경 천일염 명품화를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생산 개시일과 함께 종료일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생산 개시일은 오는 28일로, 신안군은 이날 신안 천일염 생산량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신의도를 비롯, 증도, 임자도, 도초도 등에서 첫 소금 채렴식을 갖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최근 불거진 염전노예 사건 여파로, 인부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워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생산 개시일을 앞두고 정비 작업과 준비로 신안 일대에 1,800여명의 근로자들이 북적였다.
특히 성수기인 6~8월에는 염전 근로자들만 2,000여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염전노예 사건이 불거진 이후 생산 인부들이 대거 현장을 떠나면서 지난달 말 현재 신안 일대에 남아있는 근로자들은 생산자 가족을 제외하고 현지인 47명, 외지인 직접고용 200명, 직업소개소 인원 128명 등 총 37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천일염 가격 하락에 따른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려는 생산자와 이를 악용하는 직업소개소, 일부 비양심적인 근로자들로 인한 고용구조의 악순환이 최근의 사태를 초래했다”며 “대부분의 생산자들이 직업소개소를 통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근로자를 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수의 잘못을 생산자 전체로 매도해 지역 이미지 실추와 계약취소, 불매운동이 일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명예 회복…재발 방지 대책 부심
신안군과 지역 천일염생산자들은 염전노예 사건 이후 신안군과 천일염에 대한 명예와 상품가치가 바닥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자존심 회복과 지역 이미지 제고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우선 근본적인 인권 침해 예방을 위해 분기별 1회 이상 합동 지도 단속을 정례화하고 경찰과 목포지방고용노동청, 인권단체가 참여해 장애인 인권침해 방지 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
폭행과 감금, 임금착취 등 인권유린 행위가 적발되면 1회 적발시 6개월 소금생산 정지, 2회 적발 시에는 소금제조업 허가 취소 등 고강도 ‘염전 종사자 고용 지침’을 수립했다. 또 분기별 합동 지도점검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인권침해 방지, 염전환경 개선 천일염 생산자 결의대회도 연중 개최한다.
이와 함께 적정한 천일염 생산가격 보장을 위해 5만t 야적 사업을 추진하고 대출 보증과 이자차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외에 천일염 생산 현장을 공개하는 한편 염전에 간판을 설치해 생산자, 연락처, 생산량, 종사자수 등 염전 현황을 기재토록 하는 등 천일염 생산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일부의 잘못이 마치 신안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면서 지역 천일염 생산자모두가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며 “생산자들도 문제의식을 갖고 생산 절차 투명화 등 천일염 명품화를 위해 적극적인 대안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장애인에 대한 지원과 고용확대 등 정부차원의 과감한 정책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