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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값 왜 이리 비싸" 허리 휜다
이피디
2014. 2. 24. 07:32
"교복값 왜 이리 비싸" 허리 휜다 |
입력시간 : 2014. 02.24. 00:00 |
동·하복에 여벌까지 50만원 학부모 부담
업체 가격 담합 의혹…교육부 차단 나서
"부모들은 어려운 형편에 교복값을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교복을 물려받고 있는데 업체들은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 않고 교복값을 담합했다니 어이없고 황당할 따름입니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딸을 둔 김모(45·여)씨는 하계교복만 교복나눔행사에서 얻기로 했다.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관계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시중에 판매되는 교복값은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에 하복까지 곁들이면 전체 교복을 장만하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30만원. 더욱이 활동량이 많은 자식을 위해 여벌 한벌 정도는 더 갖춰놔야 된다. 성장기에 있는 자식들이 언제 훌쩍 커버릴 지 모르니 학교 다니는 3년 간 한벌 정도는 더 구입해야 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최근 남구청과 광산구청 등에서 추진한 교육나눔장터나 공동구매행사장 등에는 하루 수천명의 학부모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일 교육부 등의 조사로 교복업체들이 교복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씨는 더욱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김씨는 "4개 메이저 업체 가격이 완전히 똑같은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담합으로 볼 수 있는 관련 증거자료를 수집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해야 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의 4개 브랜드 업체 교복가격을 지난 20일 긴급조사한 결과, 동복 기준 개별 구매의 평균가격은 25만7천55원으로, 교육부가 제시한 교복 상한 기준인 20만3천84원보다 5만원 이상 높았다.
교육부는 4개 업체가 일선 학교의 공동 구매에 참여하지 않고 학부모들의 개별 구매를 유도해 개별 구입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역에선 광주 서구, 목포, 순천, 여수 등의 4개 업체 교복 가격이 똑같았고 전체적으로 조사 대상 46개 지역 중 이 18개 지역이 가격이 같아 업체 대리점 간 가격 담합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가 경쟁입찰을 진행해 교복 공급업자를 선정하면 교복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년부터 국·공립학교에 이 같은 학교주관구매를 강제하기로 했다.
또 학생, 학부모가 브랜드 업체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이들 교복의 안감에 해당 브랜드임을 식별할 수 있는 디자인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 같은 학교의 교복이면 안감 역시 디자인을 통일하도록 지침을 내리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복 가격에 이상 조짐이 있어 전국에 교복 가격 실태 조사를 벌여보니 4대 업체 가격이 똑같은 지역이 적지 않았다"며 "공정위와 협의해 주요 브랜드 업체가 가격 담합을 할 소지를 줄일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학을 맞이해 광주 북구, 남구, 광산구는 최근 교복 물려주기 나눔 장터를 열어 1천원에서 5천원 선으로 교복을 판매해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박건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