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소식

광주시 제2순환도로 유덕요금 징수원 집단반발

이피디 2014. 2. 12. 06:46

 

 

 

 

인권침해·노동착취 심각하다"

타 요금소 대비 업무 과한데도 20만원 적게 받아

생리휴가 제출 어려움·탈의실서 성적수치심 겪어

사측 "이미 임금협상안에 서명…요구 수용 힘들다"

광주시가 최근 법원에 제기한 제2순환도로 소송에서 승소한 가운데 이 도로에서 근무하는 유덕요금소 직원들이 타 요금소에 비해 업무량이 과한데도 최저임금에 불과한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며 사측의 노동착취를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유덕요금소 여직원들은 생리휴가를 내기 위해 사측에 진단서까지 제출해야 되거나 여자로서 성적수치심마저 드는 일도 겪어 인권침해도 일어났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민주노총 광주지부 공공비정규직노조는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 서구 농성동 한국교직원공제회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2순환도로 4구간인 유덕요금소에서 근무하는 49명의 직원들이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일하면서 월 140여 만원에 그친 급여를 지급받고 있어 타 요금소와 달리 임금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광주시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구간인 소태요금소는 하루 4만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있고 51명의 직원들이 요금징수를 돕고 있다. 3구간 송암요금소는 하루 3만4천대에 30명의 징수원이, 4구간 유덕요금소는 49명의 징수원이 하루 5만8천대 차량에 대해 요금징수를 하고 있다.

이 같이 유덕요금소 직원들은 업무량이 다른 요금소에 비해 과한데도 실질적으로 받는 임금은 1, 2구간에 비해 약 20만원이나 적어 '사측의 노동착취'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한달에 한번 생리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유덕여직원들은 '하루 휴가를 내려고 해도 사측에서 진단서를 끊어오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동안 남자관리인들이 불쑥 문을 열고 들어와 성적수치심까지 느낀 적도 있었다'며 인권침해를 호소했다.

지난해 직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이와 관련된 부분을 제소하기도 했다.

요금징수원으로 일하는 정순미 비정규직노조 광주지부 서구지회장은 "지하통로로 이동하는 계단이 미끄러워 시정을 요구하거나 날씨가 추워 휴게실 전기판넬도 고쳐달라는 얘기도 몇 차례나 전했는데 사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업무가 과해 물리치료를 받는 징수원들도 상당하고 감기로 인해 제대로 출근하지 못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지난 5월 노조 측이 임금협상에서 계약서 안에 도장을 찍어 향후 2년 동안은 이 금액으로 급여를 줄 수밖에 없다"며 "남자 관리인이 탈의실 문을 연 것은 하나의 돌발사고로서 인권위의 중재로 이미 얘기가 끝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을 차례대로 자르겠다는 사측의 강압에 못 이겨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측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있었다"고 재반박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법적인 절차를 거쳐 위탁업체에 의해 요금소가 운영돼고 있어 인건비에 개입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다만 법인을 통해서 인건비가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 지 확인해 잘못이 있으면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이날 이후로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교원공제회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기로 했고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대규모집회에 나설 방침이다. 박건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