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소식

164t이나 …” 가슴 졸이는 양식 어민들

이피디 2014. 2. 4. 07:52

 

 

 

 

사고인근 256어가 양식… 어획량 감소 등 피해 예상
가라앉은 기름 수거 불가능 … 해양생태계 치명적

 

3일 기름유출로 폐허가 된 여수시 삼일동 신덕마을 해변에서 흡착포를 손에 쥔 공무원과 군인 등 관계자들이 돌과 모래를 뒤덮은 기름띠를 일일이 닦아내고 있다. /여수=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여수 기름 유출 사고로 16만4000ℓ에 달하는 기름이 바다로 흘러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양식장과 전남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9년 전, 씨프린스호 기름 유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여수 일대 양식장 어민들은 바다를 오가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3일 전남도는 “사고가 발생한 여수 일대는 현재 256 어가에서 양식을 하고 있고, 청정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도 많아 기름띠 확산에 따른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여수지역은 현재 우럭 양식어가 101곳이 3487만5000마리를 양식하고 있고, 돔은 155 어가에서 902만8000마리를 키우고 있다. 다행히 인근 고흥지역 양식 어가들은 최근 출하를 모두 마쳐 한 시름 덜었다.

여수 지역 양식장은 돌산읍, 송도, 하태도, 금오도, 개도, 백야도 일대에 집중돼 있어 기름띠가 이들 지역으로 퍼지면 피해는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또 날씨가 풀리면서 한창 조업에 나서고 있는 어민들과 마을 공동어장에서 굴을 캐 생활비를 보탰던 주민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여수 일대에서 11만4092t 어획량을 기록하며 290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주로 여수 일대에서는 어류와 패류, 갑각류, 해조류 등이 많이 잡히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름띠가 넓게 퍼지면 어획량 감소 등 추가 피해도 예상된다.

사고 현장에서 2㎞가량 떨어진 삼일동 신덕마을 어촌계장 김종기씨는 “마을 앞바다에서 해마다 바지락을 캐 8000여만원의 수익을 냈는데 시꺼먼 기름이 뒤덮어 더 이상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신덕마을 주민들의 주수입원 중 하나였던 개불과 전복의 생산량 감소도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기름띠가 일부 제거되더라도 피해가 수년간 지속한다는 점이다. 바다에 한번 유출된 기름은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기름유출 사고가 나면 바다 물밑에 사는 저서 생물이 급감하는 등 추가 피해가 잇따른다는 것이다.

또 바닥에 가라앉은 기름은 수거가 불가능하고 지속적으로 남아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미쳐 오히려 더 치명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지난 1995년 여수시 소리도 부근에서 발생한 씨프린스호 기름 유출 사고로 여수 앞바다는 물론 일본 쓰시마섬 인근까지 기름띠가 퍼져 3800여ha의 양식장이 황폐화됐고, 1500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