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IA

이인임의 촉

이피디 2014. 2. 2. 23:18





드라마 정도전에서 정계의 끝판대장 쯤으로 표현되는 이인임.


드라마에서처럼 어린 우왕을 옹립하고 허수아비 삼아 정치를 농단했던 인물





이성계 최영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되어 허망한 최후를 맞지만 

여말을 장식한 정치적 거물이었음에는 분명하다. 


명나라 측의 기록엔 이성계의 아버지가 이자춘이 아닌 이인임으로 

오기되기도 했는데 뭔가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니 이런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

 

조선왕조는 이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개국 초기부터 갖은 애를 썼으나 번번히 묵살당했고

선조 대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수정되었다. 


이성계가 그를 몰아낸 주역인데다 공양왕 대에 이미 부관참시가 되었을 정도니

조선초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을리는 만무한 인물.


하지만 정치적 감각이나 촉은 동물적이었던 모양이고 

고려사에 고스란히 소개되었다.







李仁任(이인임) : 이인임(李仁任)이 


嘗言曰(상언왈) : 일찍이 말하기를


李判三司(리판삼사) : “이판삼사(李判三司)가


須爲國主(수위국주) : 나라의 주인이 될 것이라." 하였는데


瑩聞之(영문지) : 최영이 듣고


甚怒而不敢言(심노이불감언) : 매우 노하였으나 감히 말은 못하였다.


至是歎曰(지시탄왈) : 이때가 되어 탄식하기를


仁任之言誠是矣(인임지언성시의) : “이인임의 말이 참으로 옳다." 하였다.








이인임이 이성계가 왕이 될 위험인물이라는 경고를 했고 이 말을 들은 최영은 격노했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이인임이 권력을 쥐고 있을 때라 감히 말을 못했다가 

위화도 회군 이후 처형당할 때에야 이 말이 떠올라 탄식했다는 얘기다. 

무학대사의 서까래 예언처럼 왕조를 개창하는 인물에겐 예언적 에피소드가 많이 따르고
정권차원에서 조작해내는 것도 많지만
이인임은 부관참시까지 된데다가 조선 건국의 주역 신진사대부의 숙적이었기 때문에
이런 인물의 예언까지 굳이 조작했을 것 같지는 않다.

즉 이인임의 예언과 최영의 탄식은 모두 사실일 확률이 높다는 것.

분명 간신배에 탐욕에 찌든 인물이었지만 저 정도 감각은 있었기에 10년이상 정권을 농단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