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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죽음 3년… AI 매몰지 불안하다

이피디 2014. 1. 13. 07:43

떼죽음 3년… AI 매몰지 불안하다
2011년 전남 323만마리 살처분… 대부분 인근 파묻어
작년 곳곳 침출수… 지자체는 "조만간 관리해지" 고집
입력시간 : 2014. 01.13. 00:00


 

나주 세지면 AI 매몰지. 배현태 기자
지난 2011년 1월 전남지역에 조류인플루엔자(AI) 광풍이 불어 닥쳤다. 두달 동안 AI 발병이 확산되면서 영암ㆍ나주 등 6곳의 닭ㆍ오리 등 가금류 323만 마리가 땅속에 파묻혔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매몰지 관리해지'가 이뤄지는 올해 1월. 상처가 아물 것으로 여겨졌던 AI 매몰지역에 '불안감'이 싹트고 있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하반기 영암 등 5개 시ㆍ군 관측정 설치 매몰지 44곳에 대한 수질측정 결과, 12곳에서 '침출수 유출'이 의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매립지의 27.2%에 달한다. 관측정 모니터링 결과 1단계(높음)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2단계(의심) 3곳 , 3단계(약 의심) 9곳, 4단계(없음)는 32곳 등이었다.

이 중 침출수 유출이 의심되는 2단계에 속한 나주지역 1곳은 이설계획이 세워졌고 나머지는 침출수 관리 강화, 모니터링 강화 조치가 이뤄진다. 문제는 사상 최악의 살처분이 이뤄졌던 2011년 총 매몰지역은 111곳에 달한다는 점이다. 관측정이 설치된 44곳 외에 67곳은 매몰 당시 관측정을 설치하지 않아 침출수 유출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매몰지 주변 지하수 138개소 중 108개소에 대한 수질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6개소에서 수질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0개소의 수질조사가 완료되면 수질기준 초과지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지하수 오염이 우려된다.

하지만 오는 3월까지 모든 매몰지는 관련법(가축전염병예방법)이 정한 기간(3년)을 채우면서 매몰지 철거가 이뤄진다. 3년 이내에는'사체 부식', '토양과 침출수 등의 병원성 세균 소멸', '침출수 유출 여부', '매몰지 주변 지하수 수질' 등의 검사가 상ㆍ하반기 두차례 이뤄졌지만 기간이 만료되면 이런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관리기관인 해당 지자체도 "큰 문제가 없다"며 관리해지를 고집하고 있다. 현재 매몰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명확한 근거도 없고 정부가 정한 가축 매몰지 사후관리에 대한 지침도 허술해 지자체의 관리해지를 부추기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전남도가 수습에 나서고 있다. 최근 환경부 관리지침 강화에 따라 3년 후에도 침출수 오염이 지속되는 곳은 지속적인 관리강화를 지자체에 통보한 상태다. 그러나 관리해지 결정권자가 관할 지자체장이어서 지침을 따를지는 미지수다.

전남도 관계자는 "법적으로 3년 이후에 대한 관리방안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자체가 관리해지를 해도 관여하기 어렵다. 다만 전남지역은 경기도 등 타지역의 구제역 매몰지보다 오염도가 낮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수 기자 sskim1@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