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IA

라데츠키 행진곡과 오스트리아 군

이피디 2014. 1. 11. 20:18

 

 

KBS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 음악회를 방송해주던데 엔딩곡인 라데츠키 행진곡을 들으며 드는 생각.

 

 군사적인 업적은 별로 없었지만, 이 행진곡 하나로 영원히 이름을 남기게 된 라데츠키 원수는 베네데크라는 헝가리 출신 부하를 총애했고 출신성분의 제약을 뛰어넘는 출세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은인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인지, 그가 출정할 때는 항상 이 라데츠키 행진곡이 연주되었다.

 

 베네데크는 노년에 중책을 맡게 되는데 오스트리아군 총사령관이 그것. 하지만 무시무시한 적수를 만나고 만다. 독일통일의 야망에 불타는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와 명장 헬무트 폰 몰트케. 쾨니히츠그라츠 전투에서 참담한 패배를 당하게 되는데,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은 마자르족 사령관을 우습게 여긴 게르만족 일부 사단장들의 명령불복종이었다.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제국 시절 소수의 게르만족이 지배하고 다수의 슬라브,마자르,이탈리아인을 피지배민족으로 두던 이중제국. 이게 이유였는지 몰라도 유럽전쟁사를 보면 치명적인 패배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때가 많았다.

 

중세때는 모르가르텐에서 시골 촌사람들로 치부되던 스위스 창병들을 일약 전장의 스타로 만들어 주었고

나폴레옹도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군을 격파하며 초창기 커리어를 쌓게된다. 아우스터리츠 때도 러시아군과 어울려싸우다 전쟁사에 길이남을 패전을 당한다.

 

에릭 듀르슈미트의 <아집과 실패의 전쟁사>에도 묘사되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지휘관들이 독일어로 쏟아내는 명령은 크로아티아,이탈리아,헝가리인 부하들에게 무시되기 일쑤였다. 다민족군대, 그것도 지휘관은 특정민족이 독점한 군대의 약점을 치명적으로 노출하며 카렌세베스 같은 곳에선 전투도 없었는데 자기들끼리 치고받다 1만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어쨌든 남들이 전쟁을 준비할 때 행복한 오스트리아 인은 결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