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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디 2014. 1. 8. 07:51

 

 

 

부산역이 지난 2010년 개통한 경부고속철도 2단계(동대구∼부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단계 구간이 완전 개통되면서 크게 확장된 부산역(연면적 4만3000㎡)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10만3723명으로 개통 이전 8만2823명보다 2만명 이상 늘었다. /부산=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KTX 경부선(총 길이=409.8㎞) 개통 10년을 3개월여 앞둔 지난 2일 방문한 부산시 동구 초량동 부산역. 출·퇴근시간도 아닌 평일 낮 오후 2시께인데도 역사(驛舍) 안팎은 오가는 인파로 북적였다. 식당가는 등산복 차림의 20∼50대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택시 승강장에선 택시가 멈춰서기 무섭게 승객들을 태우고 내달렸다. 택시운전기사 김모(45)씨는 “3년 전 KTX 2단계 구간마저 개통되면서 부산역을 찾는 손님이 많아진 것 같다. 부산역에서 타는 손님은 광안리나 해운대 등 관광지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12월 부산·서울 간 KTX 2단계(동대구∼부산역=130.8㎞) 구간이 완전 개통되면서 부산역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10만3723명으로 개통 이전 8만2823명보다 2만900명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현재 운영 중인 8대의 시티투어버스를 3대 더 추가로 도입했다. 또 KTX와 연계한 부산형 관광택시 도입도 검토하는 등 KTX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부산시는 의료부분에선 수도권 쏠림현상을 막고, 부산의 강점으로 꼽히는 관광부분을 강화해 KTX개통 전 우려됐던 부작용을 막아내고 있었다. 특히 수도권 쏠림이 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의료분야는 암 등 특정질환자를 제외하곤, 오히려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환자가 늘면서 의료업이 제2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같은 날 오후 4시께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역사 안은 식당·커피숍 등이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역사 밖으로 나오자 식당·편의점·렌트·병원 등 각종 시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부산역과는 달리 택시가 200m 가량 길게 늘어서 있었고, 불법 주정차한 자가용과 뒤엉키면서 이 일대는 거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동대구역은 지난 2010년 12월 KTX 2단계 완전 개통되면서 승객이 부쩍 늘었다. 동대구∼서울 구간 소요시간이 기존 4시간30분에서 1시간50분으로 단축됐기 때문이다. 개통 후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5만 명. 이용객 수는 해마다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택시 승강장 앞에서 만난 박모(35)씨는 “이용객 수는 많이 늘어났는데, 아직까지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 같다”며 “소요시간이 줄어들면서 수도권에 집을 두고 평일엔 대구에서 근무하면서 금요일에 귀가하는 ‘금귀월래’(金歸月來)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유통·쇼핑·의료부분에서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빨대 효과’를 염려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뾰쪽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관광부분에선 대구보다 부산을 비롯한 경북 포항역·구포·울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대구지역은 KTX개통 효과를 체감하기는커녕 부작용을 염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대구는 부산과 달리 의료분야에서도 수도권에 밀집된 빅4(서울아산, 삼성, 연세대 세브란스, 서울대병원)로의 쏠림현상뿐 아니라 부산으로 유출되는 현상까지 겹치면서 지역 의료산업의 붕괴를 걱정해야할 처지로 내몰리고 있었다.

/부산·대구=이종행기자 g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