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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어등산 테마파크 조성 1년 넘게 방치

이피디 2013. 12. 17. 05:36
광주시, 어등산 테마파크 조성 1년 넘게 방치
골프장만 우선 개장 민자유치 지지부진 지방선거 이후 늦춰질 듯

2013년 12월 17일(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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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오는 2015년까지 테마파크 등 ‘시민의 휴식처’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한 광산구 운수동내 어등산 유원지 부지가 민간투자자를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광주시가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어등산 골프장 선(先)개장’을 승인하는 대신, ‘시민의 휴식처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어등산 유원지(테마파크·호텔) 조성사업이 1년이 넘도록 제자리 걸음이다. 사업참여를 검토한 일부 민간 업체들이 ‘돈 되는 사업’인 골프장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테마파크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며 포기했기 때문이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5년 광산구 운수동 일원(어등산) 273만㎡부지에 2015년까지 3400억원의 민간투자를 받아 테마파크와 특급·가족호텔 등 시민의 휴식공간을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은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민간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골프장 27홀(체육시설)도 포함됐다.

시는 당시 공익사업이라며 민간투자자를 대신해 직접 사유지 142만3000㎡(주민 297명)까지 매수해 주는 등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 민간투자자는 지난해 9월까지 1100억원을 들여 골프장만 완공한 뒤 “테마파크 등을 지을 여건이 안된다. 골프장만 우선 개장하겠다”며 법원에 조정 신청을 냈다. 법원은 골프장을 우선 개장하는 대신 경관녹지와 유원지 부지를 시에 기부하고, 골프장 수익금 일부도 환원하는 등의 강제결정 조정안을 제시했으며, 광주시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를 놓고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돈 안 되는’ 테마파크 개발사업만 시에서 떠안게 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등 반발했다.

광주시도 이 같은 부정적인 시민여론을 의식한 듯 공익성과 광주 발전, 시 재정부담 최소화 등 3대 개발 방향을 제시하고,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시민의 휴식공간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의 수정 계획안을 내놓았지만, 1년이 넘도록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10월 시와 전문가, 시민단체, 주민대표 등 17명으로 어등산개발시민추진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지난 4월 이후 공식 활동이 없으며, ‘어등산 개발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도 최우수작이 없다며 지난 4월 한 차례 공모한 이후 보류됐다.

시는 현재 투자에 나설 업체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유원지 개발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그나마 모 대기업에서 ‘명품 아웃렛 매장’ 입주를 조건으로 공동 개발안을 제시했으나, 시에서 일부 상인 반발 등을 우려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여론 분산 등을 우려해 시가 소극적인 행정을 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 호텔 등 공익적 성격이 짙은 투자를 강조하다 보니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도 좋지 않아 당분간 (투자업체의 참여를) 기다려볼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