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소식

목포시향 7년 설움 토로하라

이피디 2013. 11. 29. 08:03

목포시향 7년 설움 토로하라
지휘자 퇴임요구 김용환 노조 부분회장
황해윤 nab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3-11-29 06:00:00
 

 

▲ 김용환 목포시립예술단분회 부분회장.

 할 말이 많았다. 7년 동안 못했던 말들이 터져 나온다. 사람들은 묻는다. 왜 지난 7년 동안 아무말도 안했냐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할 수 없었던 7년의 시간. 이제 하고 싶은 말은 하겠다고 나섰다. 목포 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이다.

 “지난 7년의 세월은 저희 단원들이 아니면 누구도 모릅니다. 30여 년 전통을 가진 시향 단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무참히 깨졌던 시간이기도 합니다.”

 광주에서 목포시향으로 날마다 출퇴근 하는 공공운수노조 목포시립예술단분회 김용환 부분회장은 목포시향에서 10년 동안 일해왔다. 그를 비롯한 40여 명의 단원들이 ‘노조’를 만들었고 이제 할 말을 하겠다 나섰다. 몸담고 있는 목포시향은 목포시장의 것도, 지휘자의 것도 아닌 목포시민의 것이라는 원칙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이다.

 “사람들은 물어요. 왜 지난 7년 동안 아무말도 안했냐고. 사실 못했죠. 지휘자의 권한은 막강합니다. 연임을 통해 7년 동안 있어왔던 지휘자는 오죽하겠습니까.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날마다 당해왔지만 2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근무평정 때문에 모두 할 말을 못하고 살았던 세월이죠. 누가 누구 편인지 알 수 없어 속으로 삭히던 시간이었습니다.”

 예술인으로 살기가 힘들었다. 평정은 권력자의 무기가 됐다.

 “우리 같이 음악하는 사람들이 갈 곳은 별로 없는데다 교향악단에 들어오기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힘들게 들어왔단 이야기죠. 그런데 지휘자는 그걸 이용합니다.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지휘자죠. ‘찍히면 짤린다’ 이런 생각들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지휘자는 ‘연말에 보자’는 말로 합주시간에 협박을 합니다.”

 평단원 63명 중 42명이 노조에 가입, 현 지휘자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왜 이렇게 까지 사태가 악화됐을까?

 “지휘자의 폭언과 성희롱성 발언으로 단원들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여성 단원들의 경우는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거의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살았던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법으로 정한 연차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아무리 아파도 출근해야합니다. 안하면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거나 폭언을 들어야하니까요, 심지어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리 수술을 한 단원도 출근을 하라고 했으니까요.”

 숨죽이고 살았던 단원들이 노조를 만들고 행동에 나선 계기는 목포시의 ‘이상한’ 행정이었다. 단원들은 자신들을 하찮은 부속품이나 소유물 취급하는 목포시의 태도에 분노했다. 지휘자 한 명 지키자고 단원들의 목소리는 무시했다.

 “시장님이 직접 시장실로 단원들을 불렀어요. 스스로 그만 둔 지휘자를 모셔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거였죠. 시장실을 나와 전체 회의를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비밀투표를 붙였고 결과는 압도적으로 현 지휘자 사퇴였습니다.”

 노조 가입 이후 벌써부터 여러가지 형태의 탄압이 들어오고 있지만 그와 단원들의 각오는 단단하다.

 “여태껏 너무나 핍박받고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지금 너무나 단단합니다. 그 동안 서로가 몰랐던 아픔을 확인하는 중입니다. 탄압이 두려웠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좋은 음악을 하고 싶은 게 다 이고,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목포시향은 시장의 것도, 지휘자의 것도 아닙니다. 더 좋은 음악으로 시민과 만나기 위해 싸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