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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빌딩, 문학관 합시다” 세몰이?

이피디 2013. 11. 8. 07:34

전일빌딩, 문학관 합시다” 세몰이?
강운태 시장 활용방안 시민의견 수렴
문학인 단체 등 “빛고을 문학관” 목청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3-11-08 06:00:00
 

 

▲ 7일 현장에서 열린 전일빌딩 활용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강운태 광주시장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

 “제발 문학관 얘기 좀 그만 하세요.” “말 막지 말아요.” 강운태 광주시장이 7일 시민들로부터 전일빌딩 활용방안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본래 취지와는 달리 ‘빛고을 문학관 건립’을 위한 여론몰이장이 되고 말았다.

 강 시장은 각 현장을 순회하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광주시장, 시민의견을 듣습니다’의 첫 번째 장소로 전일빌딩을 찾았다. 이날 전일빌딩 1층 로비에서 강 시장은 ‘전일빌딩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주제로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현장 토론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가 되지 못했다. 특정단체의 대표자나 관계자들이 참석해 똑같은 의견을 되풀이하는 데 많은 시간이 허비되면서 대다수의 시민들이 손만 들었다 내렸다 하다 자리를 떠야 했다.

 대표적인 것이 ‘빛고을 문학관’이었다. 시인협회 오재열 씨는 “광주가 문화수도라면서도 문학관이 없다”면서 “광주의 핵심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는 전일빌딩은 아시아문화전당과의 연계성·역사성 등을 고려해 반드시 문학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창수 광주문인협회 회장도 비슷한 발언을 통해 “전일빌딩을 지역 문학인들의 보금자리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일부 참석자는 “맞아요”라며 맞장구를 쳤다.

 이에 강 시장은 “가능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중복된 의견은 자제해 달라”고 밝혔으나 이후에도 2명이나 마이크를 잡고 “빛고을 문학관”을 외쳤다. 곳곳에선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는데, 한 시민은 네 번째 ‘빛고을 문학관’ 얘기가 나올 땐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는지 “빛고을 문학관 얘기 좀 그만 하면 안 되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자 세 번째로 ‘문학관 활용’을 주장했던 한 단체의 관계자가 “말 막지 말아요”라고 소리를 치면서 현장이 어수선해지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은 지난달 8일 열렸던 광주시 민관협의회 회의에서 나왔던 것과 중복된 게 많았다. 이미 민관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소속이 같은 참가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언론인협회 관계자들은 전일빌딩을 ‘아시아 언론박물관’ 또는 ‘미디어 센터’ 등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미술협회에선 ‘국제아시아창작스튜디오’를 요구했다.

 새로운 의견도 있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김태현 씨는 “각 시민사회단체, 협동조합·사회적기업·마을기업들이 상주해 활동하는 가칭 ‘빛고을 공동체 활동센터’로 만들어 광주공동체의 상징으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조선대의 김영술 교수는 “면세점, 게스트 하우스, 한민족디아스포라센터, 광주글로벌센터 등 다양한 기능을 넣어 ‘국제문화교류 복합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복회 사무국장 강성명 씨는 독립기념관을, 4·19전국통일의병대 김영용 회장은 4·19 역사관을 요구했다. 광주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문기전 소장은 “충장로·금남로는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결집하는 장소다”며 “진일빌딩 내 495㎡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강 시장은 “제시된 의견들 모두 필요한 것들이지만, ‘왜 전일빌딩이어야 하는가’를 따질 필요가 있다”면서 “아시아문화전당과의 연계성·역사성을 고려할 때 문학관, 언론 박물관, 창작 스튜디오 등은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것 같다. 전일빌딩이 아니어도 가능한 의견들에 대해서는 다른 지역에 공간이 확보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시장은 13일 오후 2시엔 북구 임동 신축 야구경기장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형물 문제를 비롯한 ‘야구장 문제’를 가지고 두 번째 현장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