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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나눔과 소통 '공유 도시 만들기' 아직은…

이피디 2013. 10. 29. 08:35

광주, 나눔과 소통 '공유 도시 만들기' 아직은…
책읽는 벤치 프로젝트 '양심 철가방' 불에 타
광주시청 양심우산ㆍ자전거 분실 잇따라 실효
입력시간 : 2013. 10.29. 00:00


 

28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버스정류장 인근 벤치에 올려진 \'양심 철가방\'이 안에 담겨 있던 책과 함께 불에 탄 채 널브러져 있다. 뉴시스
지난 27일 광주 서구 치평동 한 버스정류장 인근 벤치에 올려 놓은 '양심 철가방'과 그 안에 들어있던 책이 모두 불에 탔다. 벤치 주변은 검게 탄 책의 잔해들이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철가방은 시민들 누구나 자신이 읽거나 산 책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넣어 둘 수 있고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도록 '책 읽는 벤치 in 광주' 프로젝트 참여자가 놓아 둔 것이다. 광주지역 대학이나 정류장 등 벤치가 있는 곳에 총 80여 개의 '책 읽는 벤치'가 설치돼 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양심 철가방은 책을 통해 다른 사람과 공감하면서 휴식공간인 벤치를 모두가 즐기고 나누는 장소로 만들자는 의미로, '공유도시 만들기'의 일환으로 추진됐다"며 "지역 내 대다수 양심 철가방이 책을 통한 소통이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훼손이 발생해 아쉽다"고 말했다.

'공유문화'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광주지역에서도 지자체와 공기업을 중심으로 '양심 자전거' 등 다양한 나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물품의 분실이나 훼손도 자주 발생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광주시청은 지난 2010년 청사 이용객을 위해 '양심우산'을 운영했다. 민원처리 등을 위해 시청을 방문한 시민들이 갑자기 비가 올 경우 활용할 수 있도록 현관 옆 보관대에 200여 개의 우산을 비치한 것. 그러나 시행 초기부터 우산 수거율이 극히 저조해 현재는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광주시가 자전거 타기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양심자전거' 역시 잦은 분실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청 관계자는 "당초 자전거 15대를 운영했지만, 5대를 분실해서 지금은 10대만 운영 중이다"며 "신분증을 맡기면 빌려주는데, 이미 퇴학을 당한 청소년들이 이용하면서 자전거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광주 지하철 15개 역사 중 11곳에서 운영 중인 무료자전거 대여 시스템은 공유 문화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지난 2006년 9월부터 총 189대의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해 7년째 이어오고 있다. 하루 평균 40~50대 가량 이용되며 지난 한해 모두 1만7876회 이용됐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무료 대여 자전거는 지하철 이용 승객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이용 신청시 신분증을 제출하고 빌려가기 때문에 일부러 훼손하거나 반납하지 않은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