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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문화재 지정 광산 신창동 유적지 폐기물처리업체 난립…관리부실 도마

이피디 2013. 10. 17. 07:09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광산 신창동 유적지 폐기물처리업체 난립…관리부실 도마
입력시간 : 2013. 10.17. 00:00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375호로 지정된 광주 광산구 신창동 유적지의 입구 모습. 광주시는 사적지 지정 18년째를 맞고 있지만, 부지매입이 더디게 진행돼 전시관 등 유적지 조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부지매입도 18년째 지지부진…주민들 반발

인력부족에 관리 뒷전, 사유지 매입에 고충

1992년 9월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375호로 지정된 광주 광산구 신창동 유적지에 폐기물처리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유적지 조성을 위해 광주시가 지난 1995년 부터 신창동 유적지 부지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사유지 소유주들과의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유적지 관리소홀 문제 또한 대두되고 있다.

16일 광산구청에 따르면 유적지 인근에 이미 폐기물을 처리하거나 고물상을 처분하는 폐기물처리업체가 6곳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유적지 주변에 폐기물업체가 난립한 상황에서 최근에 또 다시 폐기물업체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져 주민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주민 A씨는 "애초에 그런 소리를 듣지도 못했는데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업체가 들어 오고 있는 것이다"며 "유적지 인근으로 폐기물업체가 들어 와서 유적지가 오염될 까 두렵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광산구청 관계자는 "유적지 인근의 한 업체가 리모델링을 하는 차원에서 건축을 진행하는 것이지 또 다른 폐기물처리업체의 건축허가가 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신창동 유적지 인근 주민들은 이미 몇년전부터 들어서 있는 수곳의 폐기물 업체에 대해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현재 폐기물관리법 제25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8조 규정에 의거해 이 같은 사항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폐기물처리업체가 들어설 수 있지만, 만약 허가된 사업장이 폐기물관리법, 환경오염물질배출시설 등에 관한 통합지도 점검규정(환경부 훈령)에 따라 위반행위가 있을 경우 행정처분 조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유적지 인근 주민들은 폐기물처리업체의 관리나 환경오염 등에 대한 보다 강력한 단속과 함께 광주시가 보다 신속한 부지매입을 통한 전시관 건립 등 체계적인 유적지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광주시는 신창동 유적지 사유지 12만6천144㎡중 토지의 93%인 11만7천878㎡를 사들였다.

지난 1995년부터 부지매입에 들어간 점을 감안하면 무려 18년이 걸린 셈이다.

신창동 유적지는 초기 철기 시대인들의 생활과 생산, 무덤의 실상을 알려주는 국내 대표적인 복합 농경유적이다.

지난 1992년 9월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375호로 지정된 이래 모두 9차례 발굴에서 탄화미(炭化米·불에 탔거나, 지층 안에서 자연 탄화되어 남아 있는 쌀), 수레바퀴, 비단, 가야금 등 유물이 쏟아졌다.

광주시는 이곳에 유물전시관을 세우는 등 유적지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 1995년부터 유적지에 포함된 사유지 매입에 나섰으나, 토지 소유주들이 땅을 파는 것을 꺼려 부지매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억3천800만원(문화재청 8억6천700만원·광주시 3억7천100만원)을 부지매입비로 확보했으나, 이 가운데 해당 부지를 완전히 사들이지 못해 6억8천만원을 올해 예산으로 이월했다.

광주시는 이월액을 포함한 올해 예산 14억9천만원 등 순차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잔여부지 8천266㎡에 대한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토지 소유주들이 여전히 부지 매입가격이 낮다며 매매를 꺼리고 있어 부지매입 완료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주민 B씨는 "부지를 매입해서 유적지도 제대로 갖추고 유물전시관도 세워 놓겠다더니 이곳은 한 여름엔 냄새가 진동하고 점차 흉측해져 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장관리소 관계자는 "신창동 유적지 안에 다양한 꽃도 심고 여러 가지 시설물을 배치했지만 인력이 부족해 지속적인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제 곧 국화꽃이 만개하면 외관상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워낙 사들여야 하는 유적지 면적이 방대하고 토지 소유자들과 매매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부지 매입률이 90%를 넘어섰기 때문에 나머지 부지를 매입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건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