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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축제는 끝나고 `뒷담화’ 무성

이피디 2013. 10. 15. 07:41

충장축제는 끝나고 `뒷담화’ 무성
공연 참가자·축제장 주변 주민 “괴로웠어요”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3-10-15 06:00:00
 

 

▲ `제10회 추억의 7080충장축제’ 모습.

 광주 동구 ‘제10회 추억의 7080충장축제’의 끝마무리가 개운치 못하다. 동구는 “40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며 성공한 축제로 홍보했지만, 여기저기서 축제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14일 동구청 홈페이지엔 민원성 글이 잇따랐다.

 

 ▶구청장 동문회 금남공원 장악

 한 색소폰 동호회는 “충장축제 기간인 지난 11일 오후 9~10시에 금남공원에서 공연을 하기로 돼있었지만 그 전에 진행중이던 (노희용)동구청장의 동문동창회로 인해 제대로 공연을 하지 못했다”고 진정서를 올렸다.

 동호회 관계자는 “기획사 측에 항의해 가까스로 30분 늦게 공연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동문동창회가 중간중간 노래자랑을 하면서 끼어들고, 동구청장이 동창동문들에게 인사말을 하는 등으로 방해를 받았다”며 “사전에 준비했던 16곡 중 7곡만 하고 철수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당시 우리 공연을 보기 위해 회원 가족들도 많이 왔는데, 주체 측이 금남공원 내 진입을 막아 300여 명이 먼 난간에서 공연을 관전했다”며 “공연장 내 의자는 동문동창회 사람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동호회 측은 “축제위원장인 동구청장이 속한 동문회를 굳이 축제에서 뷔페식당을 연상케 하는 술과 음식을 벌려놓고 즐겨야 했느냐”면서 “이번 공연을 위해 3개월 동안 준비해 온 우리는 무엇으로 보상을 받아야 하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동구 문화관광과는 “동창회 행사는 매년 축제 때마다 진행돼 온 것으로, 당시 동호회 공연은 동창회 행사의 축하 공연 성격이었다”며 “축제를 기획한 감독과 공연팀 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긴 문제다”고 해명했다.

 동문동창회 이외에 금남공원 입장을 막은 것에 대해서는 “최근 공원 내 공연장 위치 조정에 따른 안전상 문제를 고려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대 동구청장의 ‘사모임’ 성격으로 진행된 행사가 아니다”며 “올해는 다른 학교 말고 동구청장님이 속한 학교만 신청을 하게 돼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충장로 주변 주민은 주차난

 충장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충장축제기간이 괴롭다. 집앞에 주차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ㅈ씨도 그런 주민 중 한 명.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충장축제 기간 중 동구청이 지정한 주차장에 주차했다가 직원과 말다툼을 벌였다. 평소 주변 자투리 공간에 주차했으나 혼잡 방지를 위해 축제기간 중 동구가 지정해준 대체 주차장에 주차했는데, 축제가 끝나기도 전에 차를 빼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ㅈ씨는 “충장축제 기간에는 매번 동구가 제공한 주차장을 이용하다가 축제가 종료된 다음 날 차를 뺐다”며 “올해는 주차장 직원이 축제 마지막 날 오후 6시까지 차를 빼라고 요구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ㅈ씨는 ‘직원이 잘못 알고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차를 빼지 않으면 주차비를 받겠다고 해 동구청에 항의한 후에야 소동이 진정됐다고 말했다.

 ㅈ씨는 “단순히 주차비 낼 돈이 없어서 실랑이를 벌인 게 아니다”며 “충장로 주변 주민들은 매년 축제로 불편을 겪고 있는데 이런 대접을 받아 화가 났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충장축제 초창기에는 주차할 곳도 마련해주지 않아 멀리 있는 주차장에 사비를 내는 불이익을 감수했다”며 “4년 전부터서야 금남지하상가 등에 공간을 마련해줘 동구청이 우리에게도 신경을 써주는 구나’했는데 올해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공문에 따로 출차시간을 정확하게 쓰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다음에는 주민들과 주차장간 충돌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강경남·이호행 기자 kkn@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