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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앞 옹벽 작품 왜 만들었나

이피디 2013. 10. 2. 06:51

비엔날레 앞 옹벽 작품 왜 만들었나
주차된 차량들로 가려져 작품인지도 몰라
9천여만원 투자 불구 안내판도 설치 안해
경관 개선 일환 의미 좋으나 실효성 ‘의문’


입력날짜 : 2013. 10.02. 00:00

 

1일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관 인근 옹벽에 설치된 ‘앙상블‘ 작품 앞에 수십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광주시가 최근 도시경관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수천만원을 들여 비엔날레 전시관 앞 콘크리트 옹벽에 설치한 예술작품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특히 설치된지 4주가 지나도록 작품에 대한 안내판 조차 찾아볼수 없어 관리·홍보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까지 높게 일고 있다.

1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 앞의 옹벽 경관개선을 위해 9천여만원을 들여 지난달 2일 작품을 설치했다.

하지만 높이 4m, 길이 145m에 달하는 이곳에는 일렬로 빈틈없이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작품이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다.

실제 이날 오후 이곳을 찾아가 보니 한 낮인데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수십대의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다. 특히 작품의 의미와 취지 등을 설명해주는 안내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일반 사람이 보기에는 작품인지 알아보기도 힘들었다.

이곳 도로는 흰색 실선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주·정차가 가능한 곳이다. 또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항상 주차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러한 공간에 수천만원의 혈세를 들여 작품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 김모(25·여)씨는 “매일 이곳으로 지나가는데 이런 작품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면서 “이렇게 작품 설명조차 해놓지도 않고 경관개선사업이라고 만들어 놓는 것은 예산낭비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민 정모(43)씨도 “이곳은 365일 주민들이 주차를 해놓는 곳인데 분명히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작품을 내건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사실 저렇게 만들어 놓는다고 해서 누가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보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광주시 관계자는 “이 ‘앙상블’이라는 작품은 윗부분이 핵심이기 때문에 주차된 차량이 아랫 부분을 조금 가렸다고 해서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경관개선사업이 이곳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곳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작품만 설치됐을 뿐이 사업이 완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만간에 작품을 설명하는 안내판 등도 설치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