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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기초노령연금’ 배신…노인들 분노
이피디
2013. 9. 25. 07:05
박근혜 정부 `기초노령연금’ 배신…노인들 분노 | ||
24일 광주공원서 만난 노인들 "우릴 희롱하는 것 "26일 발표 두고 볼랑마…대통령이 나서야” | ||
황해윤 nabi@gjdream.com | ||
기사 게재일 : 2013-09-25 06: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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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 “사기꾼” “×××”…. 24일 오전 광주공원 벤치에 앉아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백발의 노인들이 ‘기초노령연금’ 이야기를 꺼내자 동시다발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말들이 섞였다. 그래도 그 가운데 선명하게 들렸던 몇 개의 단어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이었던 ‘기초노령연금’ 공약이 대폭 후퇴할 조짐이다. 사실상 공약파기인 셈인데 시민사회의 반발은 물론 노인들의 실망과 분노도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소득에 관계없이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 원씩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오는 26일 정부가 기초노령연금 이해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박 대통령은 애초 공약에서 대폭 후퇴한 안을 제시하며 국민의 이해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연금 수혜자를 소득 하위 70%로 축소하고, 소득 상위 30%는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안이 유력하다. 수혜자에 해당되더라도 소득 수준에 따라 연금 액수는 차등 지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광주공원에서 만난 노인들은 기초노령연금 공약파기에 실망을 너머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기초노령연금 화제를 넘어서 시국성토장이 됐다. “머할라 준다소리를 해. 일을 못하면 벌리지를 말지. 지가 대통령 해묵고 이제 와서 노인들 등치는 거지. 무조건 공약으로 내걸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는 게 말이 되나. 그 4대 중증질환도 축소시킨다고 하고… 말이 되는 일이여. 26일 발표한다고 하니 어떻게 발표한다고 할랑가 들어볼랑마.” 풍암동에 사는 김 아무개(74) 씨. 현재 노령연금 7만5000원을 받고 있는 그는 “10만 원이나 채워줬으면 좋겠다” 한다. “공약 때문에 노인들 표를 많이 얻었지. 그런데 약속이 어긋나버렸어. 공약이 틀려. 잘못된 거지.” 풍향동에 살고 있는 김태홍(82) 씨는 현재 노령연금 8만6000원을 받고 있다. 그 외 수입은 없다. 김 씨에게 노령연금은 매우 중요한 수입이다. 몇 년 후 노령연금 대상자가 되는 김종만(58·백운동) 씨는 “정부가 노인들 가지고 희롱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복지부 장관이 사퇴한다고 이게 될 일 이냐”며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야권과 노동·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국회 브리핑에서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관련해 “국민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시대착오적 대통령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서 직접 설명하고 설득하거나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광주시당는 24일 성명을 내고 “기초노령연금 공약 파기 논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과·해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당은 “기초노령연금은 대선 당시에도 재원 마련 등 실현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그때마다 박 대통령은 ‘공약은 반드시 지킨다’고 확언해 왔다”며 “기초노령연금뿐 아니라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국가 부담이 사실상 폐기 처분된 것도 모자라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등 공약도 후퇴할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기초연금 방안은 애초 공약보다 후퇴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성실가입자를 차별하고 특히 50세 이하의 중장년층 및 후세대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기초연금을 쟁취하기 위한 민주노총의 대응투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