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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보 건설 후 생태계 더 악화됐다

이피디 2013. 7. 17. 07:51

영산강 보 건설 후 생태계 더 악화됐다
입력시간 : 2013. 07.16. 00:00


오준성 교수 "하류서 중금속 등 농도 증가"

박철웅 교수 "준설로 하천 자정능력 상실"

4대강 사업으로 영산강에 2개의 보가 설치되면서 영산강의 수중식물과 어종 등이 감소하고, 중금속과 유체금속 용출농도가 증가하는 등 환경오염 발생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오준성 전남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가 환경 토론회를 위해 광주환경운동연합에 제공한 '승촌보와 죽산보에 대한 친환경적 대안'에 따르면 영산강에 2개의 보를 건설하면서 지역 자연생태계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오 교수는 영산강 상류지역과 황룡강이 합류되는 중류, 보가 건설된 하류지역 등 3군데로 나눠 어류, 조류 등 자연생태와 수질을 조사했다.

어류는 상류에서 한국 고유종인 각시붕어 등 18종이 발견됐으나 하류에서는 9종으로 반이 줄었다.

조류는 상류에서 붉은머리오목눈이, 까치, 직박구리 등 25종이 발견됐으며, 중류에는 개개미, 멧비둘기 등 20종이 발견됐다. 하류는 생태적으로 극히 단순한 자연환경을 유지하면서 15종의 조류가 발견됐다.

수질도 질소와 인의 농도가 하류로 갈수록 점차 증가했고, 중금속과 유체 금속의 유출농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에 오 교수는 보 건설로 안개가 많이 발생하고 악취와 해충이 늘면서 농산물 생산 감소, 재배작물 변화와 질병 발생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기간에 따라 연약지층 농경지의 지하수 오염 등 다양한 수질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연생태도 종류 다양성이 줄어들거나 단순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철웅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도 환경 토론회에서 발표할 '4대강 이후 영산강의 변화와 문제점'에서 "고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준설하면서 사라진 수많은 습지와 자갈, 모래로 하천이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며 "하천의 상·중·하류의 지형생태적 특징이나 경관성이 없어지고, 물만 고인 등질적인 특성과 경관만 남게 됐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과 보의 설치로 주변 농경지의 지하수위를 교란시켜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이미 승천보 상류의 역의 녹조현상과 악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홍수시 밀려오는 토사와 오니로 강물의 오염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다양한 지형교란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론회에 참석한 교수들은 인공생태습지 조성과 보 수문 개방 등을 제시했다.

오 교수는 "보 인근의 둔치를 인공 습지로 만들어 하수를 배출하면 수량이 감소하고 오염원이 줄어들게 돼 궁극적으로는 보의 기능을 상실하게 돼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며 "물을 가둬 두니 악취가 심하고 수천만 톤의 퇴적물이 쌓이고 있는 만큼 가동보를 연중 개방해 물이 흐르도록 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보 수문 개방을 통한 최소 수위 관리와 영산강 하구둑의 개방을 통해 부분적 해수 유통, 하구의 퇴적토와 오염물질의 제거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이와 함께 강에 대한 이해를 늘리고 오염행위에 참여와 방관의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환경운동연합은 16일 오후 4시 광주시의회에서 'MB 영산강 승촌보 죽산보의 문제점과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전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