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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존치`오락가락’ 전일빌딩 어쩐다고?

이피디 2013. 7. 9. 07:16

철거·존치`오락가락’ 전일빌딩 어쩐다고?
강운태 광주시장 “여론조사 따라 전면부 존치” 불구
담당부서 “확정된 것 아냐…사업계획·예산 확보 미정”
강경남 kkn@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3-07-09 06:00:00
 

 

▲ `광주 1번지’ 전일빌딩의 철거 또는 존치 여부를 놓고 강운태 광주시장과 관련 부서가 엇갈리는 주장을 펴고 있다

 광주시가 추진중인 금남로 민주평화광장 조성사업의 2단계에 속한 전일빌딩의 존치 여부를 놓고 강운태 광주시장과 사업 담당 부서가 엇갈리는 주장을 펴 혼란을 주고 있다. 강 시장은 “최근 실시된 시민 여론조사에 따라 전일빌딩의 전면부를 존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반면, 관련 부서는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 전일빌딩을 모두 철거할지, 일부를 존치할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것.

 8일 광주시에 따르면, 동구 금남로 1번지 전일빌딩은 현재 광주시가 추진중인 ‘민주평화광장 조성 사업’의 2단계 사업을 통해 건물 전체가 헐리고, 그 자리에 녹지와 지하추차장이 조성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5·18 광주민중항쟁의 중요한 역사공간인만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강운태 시장은 8일 최근 실시한 시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일빌딩 일부 존치’ 방침을 밝혔다. 이날 강 시장은 간부회의에서 “전일빌딩문제와 관련한 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월 역사의 현장인 전일빌딩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게 다수의 의견이었다”며 “그래서 (관계부서들과)협의한 결과는 건물(전일빌딩)이 네 덩어리로 돼 있는데, 금남로 앞쪽에 있는 전면부는 가급적 살리고, 후면부는 철거해 녹지나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향후 전문가 자문과 시민공청회를 통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주시가 지난 3일 광주지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60%가 ‘건물 일부라도 존치해 활용’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29.9%는 ‘건물을 철거하고 주차장·녹지공간 조성하자’는 의견을 냈고, 나머지 10.1%는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강 시장의 발언과는 달리 실질적으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는 “전일빌딩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다.

 민주평화광장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광주시 담당 부서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라면서 “전일빌딩의 전면부를 정말로 보존해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건물 전체를 철거할 것인지는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에 대한 내용도 오늘(8일) 들었고, 전일빌딩 관련 사업을 맡은지도 얼마 안 된다”면서 “시민 여론이 `존치’라고 하지만, 철거보다 존치 때 과도한 비용이 들거나 기술적으로 어려우면 못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특히 전일빌딩의 운명을 좌우할 `2단계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과 시점’ 자체가 여전히 미정인 상태다.

 이와 관련, `민주평화광장 조성 사업’ 총괄부서인 광주시 교통정책과는 “민주평화광장 2~3단계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 공약사항인 5·18민주화 관련 상징 시설물과 공원 사업’에 반영되어 국비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사업추진 시기는 향후 국비지원 여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주평화광장 2단계 사업’을 세부적으로 추진키로 한 부서의 관계자는 “당장 계획이 정해진 게 없는 상황에서 여론조사만 가지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아직 (전일빌딩 관련)사업의 타당성이나 필요성도 따져보지 않은 상태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가 추진중인 `민주평화광장 조성 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현재 실시설계용역이 진행중인 1단계는 총 113억 원(광주시 추산)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옛 도청 앞 분수대 주변으로 광장과 실개천 조성 등을 주 내용으로, 2014년 말 완공이 목표다.

 2단계 사업은 당초 2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발표된 `전면부 존치’ 여부에 따라 예산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충장로 입구 일원 등을 대상으로 한 3단계는 아직 필요한 사업비 규모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전면부를 존치할 경우 전일빌딩의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