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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동 수목원 ‘악취·소음’ 심각

이피디 2013. 7. 9. 07:09

<현장출동 1050 농성동 수목원 ‘악취·소음’ 심각>
입력시간 : 2013. 07.09. 00:00





“철새 배설물 등 썩는 냄새 진동”

주민 불편·인근 초교 학습권 침해
자치단체 차원 관리대책 마련돼야


“철새로 인한 악취와 소음 스트레스, 겪어 보지 않고서는 이 고통은 절대 이해 못합니다. 강운태 시장님, 장휘국 교육감님 현장에 직접 한 번 방문하셔서 아이들과 시민들의 불편을 살펴주세요.”
광주시 서구 농성동 340번지 일원. 토지 소유자들이 향나무 등 수목을 식재하고 관리를 하지 않은 채 수년간 방치해 두고 있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우범지대화 우려와 함께 철새로 인한 소음과 악취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울창하게 우거진 음산한 나무 아래 수년 전 살인사건이 발생해 변사체가 유기된 채 발견되는가 하면 5년 전부터 찾아 든 철새 때문에 발생하는 악취와 소음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더욱이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어 학생들의 건강우려와 학습권 침해 등이 발생,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실제 8일 현장을 방문한 본지 취재진이 근처 도로변에 다다르자 새소리와 함께 악취가 코를 찔렀다.
먼 발찌에서는 아름답게 보이던 백로 및 황로들이 이 곳 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임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떨어진 길가에까지 새들의 배설물과 알 껍질 등이 다량 발견됐다.
새들이 둥지를 튼 향나무 숲 속의 상황은 더욱 가관이었다. 방치 속에 새 사체 수 마리가 썩은 채 발견됐다.
사체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고 바닥에는 각종 벌레들이 득실득실해 이게 과연 도심 한복판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장마철에도 이 정도인데 무더위에 주민들에게 풍길 악취의 고통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현재 이 곳에는 백로, 황로 등 500여 마리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주민 김 모씨(53·여)는 “수년 전부터 상황이 반복돼 여름철이면 악취 속에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며 “밤이 되면 먹이를 찾아 광주천으로 떠나갔던 어미 새가 돌아와 요란한 소리를 내는 바람에 잠도 못 이룰 지경이다”고 하소연했다.
박 모씨(58)는 “5년 전에는 이 곳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해 시신이 유기된 채 발견되는 등 상황이 심각해도 사유지여서 관할구청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들었다”며 “이 일대가 주로 서민들이 살아서 드는 생각인지 몰라도 힘 있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방치했을 것인가 하는 생각에 괜히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사유지 중 상당부분이 사회지도층 소유로 들었다”며 “지도층에 계신 분들답게 주민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위치한 광천초등학교는 학습권 침해를 호소하고 있다. 에너지절약 속에 에어컨도 마음껏 못 트는 요즘, 학생들은 해마다 여름이 되면 학교가기가 괴로울 정도다.
더위를 참다 못해 문을 열어 놓으면 철새들의 요란한 소리와 악취로 학생들은 고통받고 있다. 각종 배설물과 깃털 등이 창문에 더덕더덕 붙어 있는 상황으로 학생들의 건강도 심히 우려됐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구청과 교육청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근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관할구청이 주 3회 소독을 한다고는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참다 못한 주민들은 광주시에 건의서를 제출하기 위해 현재 서명운동 중이다.
광천초교도 지난 6일 서구청에 주변환경청소를 요청하는 민원을 넣었다.
농성1동 관계자는 “그 동안 철새들은 도심개발로 안정적인 서식지가 없어 떠돌다 매번 인근 주민들의 불편으로 서식지가 파괴 당해 장소를 옮겨 다니며 10여년간 인간과 자연의 공존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환경단체와 관계기관이 협의해 적당한 장소에 철새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한다면 골칫거리가 생태환경 학습장 등으로 변모해 광주시의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