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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매곡동 `부뚜막’ 고등어구이 백반

이피디 2015. 6. 27. 23:24

맛집]북구 매곡동 `부뚜막’ 고등어구이 백반
속살 부드러운 고등어 `바싹’
변길현
기사 게재일 : 2014-11-07 06:00:00

 

 

 편집국장에게도 말을 안했었지만, 사실 `광주드림’에서 내가 제일 많이 보던 기사는 임정희 기자의 `맛있는 집’이었다. 광주가 맛의 고장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어디 가려면 마땅한 곳이 생각나지 않을 때, 광주드림 홈페이지를 검색하곤 했고, 심지어는 광주드림 맛집 목록을 엑셀표로 만들어서 지니고 있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내 입맛은 청담동 스타일의 유명 식당이 아니고, 광주드림식 무명(無名)의 식당이었나 보다. 무명의 식당이라 함은 기업화되지 않고 어머니의 손맛을 간직하고 있는 식당을 말한다. 맛집이 궁할 때마다 광주드림 맛집 기사를 보고 그 집을 찾곤 했고, 어쩌다 그 집이 사라졌을 때 애꿎은 임 기자를 탓하곤 했다.

 그러나 그동안 수고한 임 기자 덕분에 광주의 맛집을 학습하고 미각을 단련하였으니, 이 자리를 빌어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이제 임 기자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데 기여하기 위한 재능 기부(?)에 동참하고자 한다. 맛난 것을 먹기 위한 식탐 충족을 위해서라기보다 광주드림 맛있는 집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맛은 순전히 기호이기 때문에 내가 쓰는 맛집은 나의 주관성이 강하게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가능한 보통사람의 입맛과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하여 쓰고자 한다. 고백하자면 그것은 나에게 딱 들어맞는 조건이기도 하다.

 거두절미하고 오늘 소개하는 맛집은 가정식 백반집이다. 물론 백반만 파는 것은 아니고 간장꽃게장, 돌게장백반, 묵은지 고등어조림, 청국장, 매운갈비찜, 아구찜, 생선조림 등도 판다. 오늘 소개할 메뉴는 그 중 가장 싼 `고등어구이!’ 1인분 7000원.

 또 다른 맛의 고장 군산에서 오신 70대 퇴역 교수님이 “맛있다! 맛있다!”를 한자리에서 수십 번 반복하신 메뉴이다. 20대 아가씨도 아니고 70대 할아버지가 “맛있다”를 연발하신 집이다. 고객들은 북부경찰서나 근처 직장에서 많이 온다. 아는 사람만 오는 집이다.

 나처럼 성질 급한 맛집 탐방자들을 위해 간단명료하게 이 집 `고등어구이’ 백반의 장점을 소개한다.

 첫째, 고등어구이가 맛있다. 집에서는 낼 수 없는 맛. 바싹하면서 속살은 부드럽다. 전용 생선구이 기계에서 굽는다.

 둘째, 기본 반찬이 훌륭하다. 10가지 넘게 깔리는 가정식 반찬은 주부 경력 20년 이상인 경력자도 울고 간다. 흔히 가짓수가 많으면 형식상 늘어놓는 것이 많지만 이 집은 내놓은 10가지 이상의 반찬이 다 맛있다. 이건 반찬이 아니다. 영혼이다.

 셋째, 쌀도 좋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국도 좋다. 정성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간간하지만, 짜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감히 단언컨대, 이 집의 고등어구이는 가격대비 맛이 한국 최고이다. 1인분에 7000원짜리 고등어 구이 백반이지만 호텔에 가면 3만 원은 받아야 하는 수준이라 장담할 수 있다. 맛처럼 정갈하고 담백한 외모의 자매가 운영하고 있다. 조용하게 친절하게 손님을 맞는 내공이 있다. 맛은 있지만 욕쟁이 할머니에게 욕먹어가면서 먹는 집이 아니다. 친절과 함께 맛있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용봉지구 뿐 아니라 한국에서 최고가는 가성비 최고의 메뉴로 추천한다. 식후에 나오는 정성담긴 수정과는 덤이다.

주소: 북구 매곡동 40-12. 문의 062-511-3588

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