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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시장, 산하기관장 연이어 ‘사퇴압박’

이피디 2014. 9. 2. 06:58

윤장현 시장, 산하기관장 연이어 ‘사퇴압박’
“나가는 게 도리” vs “임기 보장” 팽팽
입력시간 : 2014. 09.02. 00:00


윤장현 광주시장의 시 산하기관장들을 향한 ‘사퇴압박’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어 당사자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산하기관장들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신(민선 6기)-구(민선 5기) 세력간의 ‘자리다툼’으로 번질 수도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시장은 1일 열린 9월 정례조회에서 “공공성을 훼손하고 시민 불신을 자초했던 산하기관장들이 남은 임기를 이유로 거취표명을 미루는 것을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깊게 생각해야 한다”며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윤 시장은 “시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곳이 시 산하기관이다. 산하기관간에 철학과 정책방향을 공유하고 긴밀히 협조하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시장은 지난달 18일 확대 간부회의에서도 “민선 6기 시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인적진용을 맞춰야 한다. 민선 6기 철학과 비전에 스스로 자신 있게 동참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며 민선 5기 때 임명된 산하기관장들에게 스스로 물러날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윤 시장은 최근 사석에서도 “(선거 경쟁관계가 아니었던)민선 5기 때 산하기관장들의 임기를 보장해 준 것과 민선 6기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며 “치열하게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음으로 양으로 전임시장에게 도움을 준 산하기관장들이 민선 6기에서 그대로 임기를 보장해달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었다.

윤 시장이 사퇴 압력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례조회와 간부회의에서 잇따라 산하기관장들에게 ‘거취’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취임이후 수차례 용퇴를 촉구했으나 반응이 없자 압박 강도를 더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기다 선거캠프와 인수위에서 윤 시장을 도운 측근 인사들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반기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고 윤 시장이 확대간부회의에서 거취를 언급한 지난달 18일 4개월전에 실시한 시 교통문화연수원에 대한 종합 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교통문화연수원 오주 원장은 전임 강운태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특히 올 하반기(12월3일) 감사가 예정돼 있는 광주테크노파크 유동국 원장은 강 전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으로 민선 5기 선거당시 선거캠프에서 기획본부장을 지낸 최측근이다.

이 때문에 윤 시장의 ‘거취’ 발언이 유 원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윤 시장의 연이은 ‘사퇴 압박 발언’에 대해 시청 주변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수장이 취임한 만큼 전임 시장의 사람들이 물러나는 게 도리”라는 입장이 있는 반면, “임기가 보장된 산하기관장을 명분없이 나가라는 것은 시민시장이라는 윤 시장의 철학과도 맞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광주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윤 시장이 산하기관장들을 내보려는 것도 그 자리에 측근을 앉히기 위한 것 아니냐”며 “결국 억대 연봉을 받기 위한 신-구 세력간의 자리다툼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