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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초 이사 앞뒀는데 … 졸지에 이재민 생활해야 하나”

이피디 2014. 7. 28. 07:37

내달 초 이사 앞뒀는데 … 졸지에 이재민 생활해야 하나”

갈 곳 없어져 발만 동동
정밀안전검사 비용 부담도

2014년 07월 28일(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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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광주 평화맨션으로 이사를 앞둔 입주 예정자들이 이사 첫날부터 체육관 신세를 져야 하는 미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달 초 현재 살던 집의 계약기간이 끝나 이삿짐을 옮길 예정이었지만 건물 지하기둥에 균열이 생기면서 찜통 더위 속에 100명이 넘는 이웃 주민들과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믿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7일 광주시 북구에 따르면 김모(여·65)씨는 다음달 5일 광주시 북구 중흥동 평화맨션 B동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오래된 장판과 벽지는 이미 새 것으로 바꿨다.

가족 수는 모두 7명. 조만간 새 집으로 이사를 한다는 생각에 김씨 가족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기대감은 금방 산산조각이 났다. 지난 24일 평화맨션 B동 지하기둥에 균열이 발생해 이사를 하자마자 임시거처인 우산초교 강당에서 생활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날 현재 거주 중인 북구 일곡동 주택의 계약기간이 다음달 5일 만료돼 집을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 가족들은 순식간에 갈 곳이 없어지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한낮 바깥 온도가 30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에 주변 눈치를 살피며 체육관에서 지내야 하는 이재민이 된 것이다. 또 한국안전기술구조공단의 안전정밀 검사를 받으려면 8700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한 세대당 50만원 의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이사도 하기 전에 비용부담 고지서부터 받는 처지가 된 셈이다. 무엇보다 김씨의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것은 입주민 동의를 얻어야 하는 안전정밀 검사가 언제 시작될지, 설령 되더라도 보수기간까지 최소 수 개월 이상 기다려야 입주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구는 김씨와 같은 딱한 처지에 놓인 3∼4세대에게 빈집 등을 알아봐 준다는 입장이지만 형평성 문제 등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해줄 순 없다. 대책을 마련 중인데, 주민 불편이 없도록 해결책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