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5/h20130531033129121760.htm
그러나 이 편지를 당신에게 띄우는 까닭은 따로 있습니다. 그건 당신 선조들이 형편없는 방식으로 추진하다가 결국 못 이룬 대동아공영권의 꿈을 당신이 성공적으로 이루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당신의 신작 소설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출판사 가운데 한 곳에서 16억 원(이건 확인된 것이 아니니 저는 믿지 않습니다만, 하도 많은 언론에서 보도한 것이라 어쩔 수 없이 인용합니다)이라는 거액의 선인세를 지불하고 출판권을 획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그 전에도 대한민국 독자들 사이에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된, 매우, 정말, 확실히, 분명 탁월한 출판사에서 (솔 직히 저는 지금도 이 책의 제목을 '일큐 84'로 읽어야 하는지, '아이큐 84'로 읽어야 하는지, 아이큐가 두 자리에도 못 미치는 인간이라 잘 모릅니다)를 출간할 때도 이에 버금가는 금액을 지불했다는 소식을 들은 바가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까지 당신이 이 나라 출판계에서 수금(아! 죄송합니다. 수금은 일수놀이 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인데, 이런 용어를 쓰다니!)해간 돈이 제 계산으로는 50억 원을 넘으면 넘었지 못 미치지는 못할 듯합니다. 당신이 쓴 글이라면 그게 무슨 내용이든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게 대한민국이니까요.(아무리 사재기라는 세계 유일의 마케팅 수단이 활용되는 대한민국이지만 당신 책조차 그럴 리는 없겠지요. 그러니 믿자고요)
그런데 당신의 조국에서는 그런 일이 없겠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전문서나 교양도 서 한 권 출간 비용이 약 1,000만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도 그 돈이 없어서 1년에도 수백, 수천 종의 원고가 사장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수금해 간 50억 원이면 이 나라에서는 전문서 500종을 낼 수 있는 셈이지요.
그러니 이제 당신의 업적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순진무구하게 무력을 앞세운 당신의 선조들과는 달리 대한민국에 당신의 작품을 잉태한 대일본제국의 문화를 은밀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전파하는 현대적 의미의 진출을 이루었을 뿐 아니라(그것도 상대 국가와 시민의 반대가 아니라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대한민국의 문화를 기록한 500종 가까운 도서의 출판을 방지하는 부대효과까지 얻었으니 이야말로 일석이조요, 놀라운 국위 선양이 아니겠습니까?
여하튼 다시 한 번 당신이 이룬 성과에 경의를 표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아무리봐도 그냥 하루키 돈 많이 벌어서 배아파 쓴 글인데 하루키 소설을 문화적 대동아공영권으로 호도하며
독립투사 코스프레...참 이런걸 칼럼이라고 실어준 신문사 수준도 뻔한 일이다.
'雜說 NO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각종 출산지원 (0) | 2013.10.20 |
---|---|
번역때문에 노벨상을 못탄다고?(펌글) (0) | 2013.10.10 |
송포유가 뭔가 했다. (0) | 2013.09.23 |
무라카미 류의 삼계탕 묘사 (0) | 2013.09.14 |
DJ가 감옥에서 읽었다는 책 (0) | 2013.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