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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OTT란 무엇인가.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OTT(Over The Top)는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일컫는다. OTT는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범용 인터넷망(Public internet)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Top’은 TV에 연결되는 셋톱박스를 의미하지만, 넓게는 셋톱박스가 있고 없음을 떠나 인터넷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 모두를 포괄하는 의미로 쓰인다.

OTT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에는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과 보급이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 속도가 보장돼야 동영상 서비스를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OTT 서비스들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구글은 2005년 ‘구글 비디오’를 출시했으며, 2006년에는 유튜브를 인수했다. 넷플릭스는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애플은 2007년부터 ‘애플TV’를 선보였다.

OTT 서비스 개념도 <자료: 한국인터넷진흥원>

게임 체인저, OTT

“우리는 곧 인터넷을 통해 대부분의 TV를 시청하게 될 것이다.(We would soon be watching the majority of our television through the internet.)” - 빈트 서프

OTT가 기존 방송 환경의 ‘룰’을 바꾸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미국이다. 수백 개의 케이블TV 채널이 지상파 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통한 OTT 서비스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기존 방송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대표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미국 최대 케이블방송 <HBO>의 가입자 수를 넘어선 사건은 이런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에서 주문형 서비스를 이용 중인 소비자의 비율 <자료: 에릭슨컨슈머랩>

노무라리서치가 닐슨 통계를 활용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월 미국 케이블TV 시청률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2.7% 감소했다. AMC는 시청률이 19% 정도 떨어졌으며 비아콤은 23%나 하락했다. 앤서니 디클레멘테 노무라리서치 분석가는 “이번 시청률은 이 업체들을 모니터링한 이래 역대 최악의 수치 중 하나”라며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케이블TV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플랫폼만으로
OTT 시장 선도하는 넷플릭스

 

OTT 행렬 선두에 선 사업자는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한 달에 적게는 7.99달러만 내면 영화와 TV 프로그램 같은 영상 콘텐츠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인터넷이 연결돼 있는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넷플릭스를 볼 수 있다. 윈도우 PC와 매킨토시, X박스360, 플레이스테이션3, 닌텐도 위, 애플TV, 아이패드, 아이폰, 구글TV 등 다양한 시청 환경을 지원한다.

1997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2007년부터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5년 현재는 세계 최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1997년 비디오와 DVD를 우편·택배로 배달하는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료 가입자만 5700만명에 이르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가입자 5700만 중 1800만명이 해외 구독자인 넷플릭스는 앞으로 전세계 200여개 국가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심산이다.

유튜브부터 크롬캐스트까지, 구글

구글은 전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소유한 기업이다. ‘동영상=유튜브’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유튜브는 월 방문자수만 10억명을 자랑한다. 에릭슨컨슈머랩이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주문형 동영상(VOD)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제일 많이 쓰는 서비스는 유튜브로 나타났다. 에릭슨컨슈머랩 조사에서 60% 가까운 이용자가 유튜브를 사용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유튜브 키즈’처럼 특정 시청자를 겨냥한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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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구글TV’, ‘넥서스Q’ 등 OTT 단말기를 여럿 갖고 있다. 그 가운데 시장에 가장 깊숙이 침투한 단말기는 ‘크롬캐스트’다. 크롬캐스트는 한 손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스틱형 동글이다. TV나 모니터 HDMIUSB 단자에 꽂고 모바일 기기로 조작하며 유튜브를 포함한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볼 수 있다. 지난 2013년 7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으며 지난 2014년에만 1천만대를 팔아 치웠다. 국내에는 2014년 5월부터 정식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전통적 콘텐츠 사업자들이 모여 만든 훌루

훌루는 2008년 미국의 미디어 제국인 뉴스코퍼레이션과 NBC유니버셜이 합작해 만든 회사다. 구글이 2006년 인수한 유튜브의 독주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처음부터 유튜브와는 다른 전략을 썼다. 훌루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가 중심이 되는 유튜브와 달리, NBC나 폭스 같은 방송사 뿐 아니라 유니버셜이나 소니픽처스, 워너 같은 영화사와도 콘텐츠 협약을 체결해 저작권 문제가 없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했다.

훌루는 미국의 지상파 방송을 주도하는 전통적 미디어 회사들이 합작해서 만들었다.

거대 미디어 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훌루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사업 초반인 2008년 8월 전체 스트리밍 시장에서 8위였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2009년 3월엔 2위로 훌쩍 뛰어 오를 정도였다. 무료인 대신 광고를 봐야 하는 ‘훌루’와, HD 화질과 최신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신 월 7.99달러에 쓰는‘훌루플러스’를 제공했다.

HBO나우, 슬링TV… 콘텐츠 사업자들의 반격

미국의 대표적인 케이블TV HBO는 지난 2011년 ‘HBO고’를 공개했다. 케이블 가입자가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이나 웹 등 TV가 아닌 다른 화면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N스크린 방식의 스트리밍 서비스다. 하지만 케이블 가입을 꼭 해야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넷플릭스와 경쟁하긴 버거웠다. 넷플릭스는 한 달에 7.99달러면 무제한으로 영상을 즐길 수 있지만 케이블 이용료는 훨씬 비싸 가격에서 경쟁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HBO의 N스크린 방식 스트리밍 서비스 ‘HBO고’

위기 의식을 느낀 HBO는 최근 HBO고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HBO는 2015년 4월, 케이블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HBO나우’를 선보인다. HBO나우는 한 달에 15달러만 내면 HBO의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별도의 케이블TV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첫 파트너 플랫폼도 공개됐다. 바로 애플TV다.

위성TV 사업자도 움직인다. 미국의 디시네트워크는 2014년 2월 미국에서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슬링TV’를 선보였다. 기존 시장 사업자가 운영하는 만큼 ESPNTNT, CNN, 디즈니, 카툰네트워크, AMCBBC아메리카, BBC월드뉴스, 선댄스TV 등 화려한 채널 라인업을 자랑한다. 슬링TV는 월정액료를 내면 맘껏 TV를 볼 수 있는 모델이다. 기본 패키지의 한 달 이용료는 20달러로, 여기에 채널을 더할 때마다 5달러씩 더 받는다.

미국 디시네트웍스가 선보인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슬링TV’. 한 달 기본 패키지 이용료는 20달러로, 채널을 추가할 때마다 5달러씩 덧붙는다.

플랫폼과 단말기 등에 업고 신발끈 죄는 애플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는 “TV는 취미(Hobby)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앞으로 애플에 TV는 취미 이상이 될 전망이다. 애플의 온라인TV 서비스가 2015년 9월 나올 예정이라는 소식을 <월스트리트저널>이 3월17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새 서비스는 한 달 이용료가30~40달러 수준인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가입자는 애플TV를 포함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iOS 기반 애플 기기를 통해 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애플도 2015년 9월, 월 구독료 30~40달러 수준의 온라인TV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럼 한국은

한국에도 OTT 서비스는 여럿 있다. 2010년 6월 CJ 헬로비전이 내놓은 스트리밍 서비스 ‘티빙’, KBS·E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모여 만든 N스크린 서비스 플랫폼 ‘푹’, SK플래닛 ‘호핀’ 등이 주요 사례다. 대부분 PC와 모바일 기기 중심의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음의 셋톱박스 ‘다음TV’는 구글TV나 애플TV 같은 셋톱박스 기반 OTT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 크롬캐스트처럼 TV나 모니터에 꽂아 쓰는 단말기도 나왔다. 현대HCN과 판도라TV가 손잡고 만든 ‘에브리온네이버TV’나 티빙의 ‘티빙스틱’이 그런 사례다.

국내에선 아직 미국 시장처럼 두각을 나타내는 OTT 사업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 우선 케이블TV 한 달 수신료가 10만원은 너끈히 넘는 미국과 그 10분의 1 수준인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국내는 유료 방송 서비스 요금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월 1만원 안팎의 비용이면 케이블방송이나 IPTV 등으로 실시간 방송과 무료 VOD도 볼 수 있다.

또한 국내 OTT 시장의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CJ 헬로비전이나 지상파, 네이트 등 기존 콘텐츠 사업자들이다. 미국의 경우 훌루를 제외한 대표적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나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은 모두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 출신이 아니다. 현재는 자체 콘텐츠를 만드는 단계까지 이른 기업도 생겨나고 있지만, 서비스 초기에는 모두 콘텐츠를 보유하지 않고 플랫폼이나 단말기만으로 방송 시장에 진입했다.